흔적 최정민

흔적 최정민
흔적 최정민


흔적 최정민

시간의 등 뒤

여백을 채워놓은 적막은

잿빛 허공에 어깨를 기댄다

은은히 번져오는 안개 속에

물들어 가는 사람들

그곳에 낯선 내가 서 있다

바람이 흘리고 간 미명의 표정들

차오르는 그 무엇을 찾기위해

유영하던 시간, 해갈되지 못한 번뇌가 파문을 듣고 서 있다

골목길 휘감아 겹겹이 꿰맨 세월

가끔은 목이 메는 붉은 추억

한 움큼이

옷소매를 파고든다

흘러간 시간

아련히 새겨진 진한 흔적이 내 가슴에 꽃물처럼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