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에 댕강나무 꽃을 심자 맹태영
녹슨 철책선을 걷어내고
걷어낸 철책선으로 큰 쇠종을 만들자
비방의 메아리가 넘실대던 삼팔선에
아름다운 종소리가 울려 퍼지게
총칼을 내려놓고
호미와 삽을 들고
지뢰밭을 갈아엎고
움푹 팬 구덩이에 나무를 심자
바람에 가지가 부르지면
동강나서 아프다고 말을 하며
꺾으면 댕강댕강 소리 내는
키 낮은 나무를 심자
종 모양을 닮아
긴 울음소리를 내고
백의민족을 닮아
여름에 하얗게 꽃을 피우는
저 먼 별에서 바라보아도
한반도가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라고
저 쇠 종의 노래가 우주로 울려 퍼지게
휴전선에 댕강나무 꽃을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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