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로 거듭나다 문영길
오장육부 다 비워 낸 가벼운 몸
대관령 산길 오르니
이런 처절한 육보시가 기다릴 줄이야
칼바람의 고문과 얼렸다 녹이는 회유에
없는 죄까지 다 까발리니
견딘다는 게 죽음보다 위대하다고 한 건
겪어보지 못한 이들의 공염불
덕장에서 결박당해
서너 달 한빙지옥寒水地獄을 넘나들던
살이 터지는 고행 끝에
해탈의 표식으로 허락된 황금빛이오
구원의 거창함도 아닌
그대 포만의 만족한 한 끼를 위해
치도곤의 매질을 견디고
궁극엔 끓는 물에 무아無我로 돌아가야 할 터
하찮음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헌신에 만족하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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