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획을 긋고 김정숙
갈대와 늪지가 어우러진
무채색 수채화에
문득 문득 스산한 바람이 부는
겨울의 어느 날
산책길에서 만난
해질 무렵의 석양은
한 해의 끝자락을 붙잡고
수많은 이야기를 담아
기억 저 편으로 지며
세월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눈을 감고 눈을 뜨면
변함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점점이 되어 선을 이어나가며
또 한 획을 만들어 가는 삶이지만
이제는 얽히고 설킨것들을
풀어내는 지혜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의 여유를 부려본다
석양 빛이
유난히 아름다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