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이진섭
떠나온 지 어언 십오 년
풀 내음 따라 걷다 보니
눈앞에 가지런히 헤쳐놓은
누렇게 익어버린 고향이 반기고,
푸르름도 한 아름 하여
울창한 나무가 둘러싸인 곳
아름다운 들꽃이 머물고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 가득 찬 곳
오랜 기억의 회상을 띄우려
차갑게 뛰어오른 실개천 물방울이
물들어가는 노을빛 가을볕에
넌지시 날아오르던 순수의 터.
변해버린 모습의 뒤안길에서
벗의 모습도 세월 곁에 젖어드니,
물레방아 돌아가는 백발의 소식에
이따금 옛이야기 그립기만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