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김순옥
바람이 분다
웃으며 흔들리는 코스모스는
오늘도 변함없이 해맑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두둥실
바람은 살랑살랑 더없이 쾌적한데
웃지 않을 수 없는 질서이다
그때 우리도 그랬다
아날로그 미지를 싣고 설레이던
통학 열차 철로 변에
무리 지어 핀 코스모스였다
가냘픈 허리에
세상의 노심초사 아랑곳 없이
20세기 물결을 타고
하하 호호 배를 잡고
눈먼 한 시절을 흔들렸다
오늘 근린공원
어제 같은 오늘의 바람으로
코스모스는 금세기를 웃고 흔들리는데
그때 단발머리들은
지금 어디서
무슨 우주 경을 헤아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