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경 같은 봄날 유영서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얼음장 밑 흐르는 물은
봄을 찾아 나서더라
들녘엔 이미
쑥 씀바귀 꽃다지 냉이
봄을 부화하여
아장아장 병아리 걸음 한창이고
얼마나 그리웠던지
매화나무 가지엔
붉은 꽃방 차려놓은 순이의 마음이
망울망울 사랑의 눈길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더라
아 그렇게
초경 같은 봄날은 오고
몽롱한 영혼들
재 너머 아지랑이 너울너울
봄을 즐기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