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은 대견했다 나영민
시집가더니
철이 조금 든 딸아이
올해 김장해 본다고 멀리서
한달음에 달려왔다
삼사일
도와준다고 애쓴
마음이 김장에 배였는지
내 생애 최고의 김치맛이었다
마주하며
도란도란 절인 잎 사이
곱게 색을 입히는 심오한 과정
다소곳이 보쌈으로 돌돌 싸 놓고
김치통 가득
꾹꾹 눌려 놓는 센스
한 번이 중요한 것을 엄마의
비법 전수에 사활을 거는 긴 시간
내내 걱정되는
엄마의 허리 안부로
이것저것 뒤 설거지도 말끔히
이순이 넘어 느낀 특별한 올 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