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덕이 맑고 고요함에 있다면
차는 은둔하신 분이 즐기시기에 어울리는 음료로, 고요함과 고독을 즐기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차의 진정한 맛을 경험하려면 차를 다루는 사람도 또한 이러한 기품을 지녀야 한다.
차를 마시는 데에는 필수적으로 그릇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중에 널리 유통되는 대부분의 그릇은 차를 모르는 사람이 만든 것으로, 진정한 차의 맛을 끌어내기에 부적절하다.
반면에, 진정한 차 그릇은 차를 마시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미적 경험으로 승화시킨다. 그릇의 아름다움은 마치 마음에 맑음과 고요를 구하는 것과 같다.
본래 차를 마시는 것은 건강상의 이익을 위해서이다. 그러나 진정한 차 애호가는 차밭에서 한 잎 한 잎 따서 정성들여 만든 차의 공을 생각하면서 마신다. 이렇게 마시면 한 잔의 차를 통해 우리 산천이 지닌 맛, 향, 색까지도 함께 음미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차의 맛은 차를 다루는 사람의 기품과 그릇의 아름다움에 영향을 받는다. 차를 진정으로 즐기려면 차의 본질을 이해하고, 차 그릇의 미적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