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낙엽 최수경

젖은 낙엽 최수경
젖은 낙엽 최수경


젖은 낙엽 최수경

생을 다한 낙엽은

가늘게 내리는 비 한방울에 힘겨워

마지막에 주어진 것

다 소진하고 가볍게 조금이라도

더 가볍게 가고 싶은 것

바람에 손을 끌려 가고픈 마음

어떤 미련 남아 빗방울 하나에도

걸음이 무거워지는 것

멀리 다가오는 구름 닿기전에

아침햇살 오던 길로

꿈꾸던 곳으로 가야하는 것

어느날 그렇게 왔다가

또 그렇게 갔다는 사연을

누가 알아주리요만

생은 어차피 혼자 왔다가

왔던 길로 혼자 돌아가는 것

비 내리는 아침

어느새 가을은 끝나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