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이태기

접시꽃 이태기
접시꽃 이태기


접시꽃 이태기

요만치에서 피면

그대가 보일 줄 알았습니다

그대는 아니 보이고 산울만 세상을 가렸습니다

아득한 저 높이를

그리움이 이길 수 있을까요?

좀더 좀더 까치발 들며

높이 또 높이 꽃을 피우렵니다

이 관습을 넘어야 해요

가로막은 제도를 뛰어넘어야겠지요

그대 어디 쯤 오시나요?

미어캣처럼 고개 쭉 뽑은 제가 보이시나요?

좌우도 뻗지 않고 위로만 향하는 까닭을

그대여 아시겠지요?

속마음 펼칠 여름이 자꾸 지나갑니다

이 웃음이 식기 전

가을바람에 눈이 닫기기 전

그대여 이제 내게 말을 걸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