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김정숙
낭도에 해가 진다
다시는 올 수 없는 오늘이
저물어 가는 해와 함께
노을빛 속으로 숨어 들때
잡을 수 없어
보내야만 하는
연인의 눈동자처럼
붉게 붉게 흔들리는
물결을 가르며
이유조차 묻지 못하고
오늘을 떠나 보낸다
어디쯤일까?
오고 가고 또 오기를
쉬지 않는 애절한 연정은
어느 노을 빛에 물들고 있을까
손 잡고 다짐할 수도
감싸 안아볼 수도
없었던 날들이
타 들어가는 심장처럼
출렁이는 물결에 몸을 맡기며
붉게 붉게 저물어 간다
붙잡으려 해도
닿을 수 없는 곳
그곳에 또 너를 보낼 때
섬과 섬 사이 끝나지 않는
연모의 길을 내어 둔다
꿈은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