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었을까 나영민

우연이었을까 나영민
우연이었을까 나영민


우연이었을까 나영민

날아든

작은 새 한 마리

열어놓은 창문이 문제

며칠을 계단에서 굶주림으로

웅크렸을까 생각하니 아찔해 든다

겨우 숨을 헐떡이는 사경

발가락 사이에 거미줄이 엉켜

세심히 떼어주고 혹여나 살아날까

조바심으로 풀숲에 놓아주지만

벌써 돌아올 수 없는 강으로 내달렸다

운명 앞에 겸허해지는 시간

한쪽에는 병마에 시달리다

몇 시간 먼저 생을 놓아버린 지인이

마음에 밟혀 드는 묘한 순간

평소 새를 키우며 행복해하던

그분의 미소가 겹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