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박명숙
하늘이 푸르고
초록이 넘실거리는 오월이여
순한 바람이 스치듯 지나면
어디선가 그대의 향기가
코끝에 매달립니다
오월의 하늘가에
향긋한 아카시아 향기가
아련한 추억의 터널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초록 물결이 출렁이는
청보리밭 사잇길에 개구쟁이
소년 소녀의 보리피리 소리
오월은 왠지
젊은 날의 내 청춘에게
좋을 때다 좋을 때라고 했던
아득한 순간이 날아오른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했던가
지금, 내 모습은 늙어가지만
꽃으로 피고 싶은 오월이다
모란의 미소가 황홀하고
담장 너머에는 화사한 얼굴로
무장한 가시 박힌 장미가
아릿한 가슴을 물들인다.
오월이 오면
근심 걱정 내려놓고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고 싶다
지독한 그리움의 오월
다시, 사랑하련다
소망이 가득한 오월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