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곳 이 자리 안귀숙

여기 이곳 이 자리 안귀숙
여기 이곳 이 자리 안귀숙


여기 이곳 이 자리 안귀숙

햇살이 머물고 간 자리

내가 숨 쉬고 누구와 만나

사랑하고 헤어졌던 그곳은

머나먼 길을 떠나고

다시 돌아온 그곳은

또 내가 죽어서

떠나야 할 그 자리와

내가 죽어서

가야 할 그 자리가

바로 여기 이 자리네

“,

내 몸은 여기저기

수많은 곳에 있었지만

오롯이 내가 있었던

본래의 그곳은

천지가 무너져도

있어야 할 그 자리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음을

아무리 어둠이 길고 깊어도

수면에 깊게 깔린

어두움이 사라질 때

나만의 작은 불씨 하나가

여기 이곳 이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