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곳 이 자리 안귀숙
햇살이 머물고 간 자리
내가 숨 쉬고 누구와 만나
사랑하고 헤어졌던 그곳은
머나먼 길을 떠나고
다시 돌아온 그곳은
또 내가 죽어서
떠나야 할 그 자리와
내가 죽어서
가야 할 그 자리가
“
바로 여기 이 자리네
“,
내 몸은 여기저기
수많은 곳에 있었지만
오롯이 내가 있었던
본래의 그곳은
천지가 무너져도
있어야 할 그 자리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음을
아무리 어둠이 길고 깊어도
수면에 깊게 깔린
어두움이 사라질 때
나만의 작은 불씨 하나가
여기 이곳 이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