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서숙지

엄마와 딸 서숙지
엄마와 딸 서숙지


엄마와 딸 서숙지

장독대 옆

조그만 화단에

채송화 봉숭아 정갈하게 키워놓고

꽃 피면

한 번 다녀가라던

전화기 너머의 음성

쟁쟁하게 들려오는데

여름 다 가도록

끝내 그 품을 찾지 못한 딸은

봉숭아

함초롬한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시선을 맞추지 못한다

고개를 떨군다

딸자식 키워

출가 시킨 후에야

그 마음 가슴에 닿으니

아픈 인연의 끈은 질기기만 해

나 또한 똑같은 말 되풀이한다

아이 방학하면 또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