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면 보고픈 여인 정종명
무딘 가슴에 푸른 추억 깨우는
낙숫물 소나타 그녀의 감미로움
그대는 얄미운 여인
한없이 기다림에 지쳐 살갗이 갈라지고
푸른 하늘 우러러 애태우던
야속했던 그대 그리움은 파도를 치고
심술을 부릴 때면 가슴에
흙탕물 넘쳐흘러 밤잠 이루지 못했지
지겹도록 창문을 두드리던
드센 당신의 치근댐에 몸서리치고
세상을 집어삼킬 듯 으르렁대며
온통 눈물바다를 이루게 하는 여인
불은 지나간 뒤에 재라도 남지만
거친 그대 지나간 자리엔 흔적조차도
성난 망나니처럼 퍼붓는 그대
안 오면 보고 싶고 만나면 두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