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늙는 것 박명숙
우리가 그냥
늙어가는 것이 아니리
가끔은
어떤 이의 표정에서
나의 모습을 보곤 한다
또 어떤 이의
말투에서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곤 한다
오늘의 시간이
그냥 지나친 듯하여도
세월 따라 우리의 모습도
탈바꿈하고 조금씩
시간을 쭈그러뜨리곤 한다
마음은
청춘의 빛, 그대로의 흐름을
기억하고 머무는데
이 나이에 무슨, 이 아닌
이제부터다
내 마음대로 자유로운 특권을
누리는 것이 늙어가는 멋이며
품격을 선물 받는 것이다
떠나든, 머물던
늙는다는 것은
끝없이 걸어가야 하는
그것만이
아름다운 황혼빛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