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가는 길 이형곤

시장 가는 길 이형곤
시장 가는 길 이형곤


시장 가는 길 이형곤

계곡물 따라 나있는

이 길이 좋다

재잘대는 물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는 나팔꽃,

아직도 미련이 남은 몇 송이

능소화가 애처로운 길

“제발 꺾지마세요”

장미 없는 울타리에 하소연만

걸려있는 길

으시시 한 굴다리는 바삐 지나고

입춘대길 커다랗게 붙은 대문 지나서

개조심 대문 앞은 살금살금

숨죽이고 지나고

고추잠자리 앞서가며 맴도는 길

코스모스 수줍은 길

캐리커 끌고 한 눈 팔며

시장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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