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나 한잔 하세 지훈태
여보게 친구
그리움 사무치거든
바람결에 술 한잔 뿌려주게
내도 그리함세
어느 날 어디 정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바람이 닿으면
회포나 풀어보세
여울지고, 굽이졌던 삶일랑
소주잔에 가득 담아
삭혀 내지 못할 일 뭐 있겠나
깃털 같은 세상, 빈 독 같은 날들
남기고 갈 것은 없더라도
허허한 가슴은 달래야 할 것 아닌가
꽃이 진다
흰머리가 늘어간다 한들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으나
자네에게
건넨 술잔이 이리도
비워지지 않음이 긴 그리움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