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속삭 나영민

속삭속삭 나영민
속삭속삭 나영민


속삭속삭 나영민

개천을

자주 걷게 하는 봄

혹여 누구를 만날까 하여

둑길로 자박자박 나선 아낙네

빈터에는

광대나물 풀들이

뭉텅뭉텅 봄나물 되어

제법 우쭐거리고 달맞이꽃

염치 없이 땅 자랑에 여념 없다

주인이 있던

주인이 없던 흙에

서둘러 뿌리를 내리고

뽑힐 때 뽑히더라도 간절함

용기 있는 자

대범한 자가 이 지구에

남아 끝까지 후대를 보리라는

굳은 신념으로 아웅다웅 꽃 피고

씨앗은 바람에 빗물에

사계절 무던히도 살아보려

힘을 모아 사활을 거는 시작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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