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어머니 주선옥

사랑하는 어머니 주선옥
사랑하는 어머니 주선옥


사랑하는 어머니 주선옥

어머니 오늘 아침 변기 속 물 위에

동글동글 떠 있던 당신의 변(便)에서는

작고 노란 복수초 꽃 같은 향기가 났습니다

팔십이 넘으면서 정신마저 흐려져

때로는 변(便)과 요의를 느끼지 못하고

수없이 실수하면서도 기저귀를 거부하는

당신의 슬픈 눈빛에 마음이 아립니다

엄동설한 서릿발 같은

모진 시집살이로 가슴에 피멍이 들었고

삭히지 못한 상처 당신의 세월은

눈 속에서 향기를 품고

눈부신 미소를 머금은 꽃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이제 당신의 남은 삶에

화수분 같은 복과 황금같이 빛나는

건강으로 백수를 누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