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스며든다 박명숙

빛이 스며든다 박명숙
빛이 스며든다 박명숙


빛이 스며든다 박명숙

빛살을 뿌리며 내려앉은

눈부신 가을빛

귀한 손님처럼 내게 다시 온

하늘하늘 설렘이 예보된 계절

온통 가을빛이 스며든다

화단의 꽃 위에도

푸르른 나뭇잎에도

설익은 열매 위에도

빛으로 스며드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나로 하여 갈바람 숨 쉬는

마음의 공간에도 길을 내어

햇살이 이끄는 대로

가을빛을 입은 나, 무심히

지나는 햇살에도 붉어진다

이 눈 부신 빛을 보라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물들고 마는

분에 넘치는 기쁨을

가을이 와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