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서숙지

빛과 그림자 서숙지
빛과 그림자 서숙지


빛과 그림자 서숙지

언제쯤이면

자신의 존재를

두려움 없이 내세울 수 있을까

한평생

내 가족의 그림자로 살아간다 해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겼던 적이 있다

세상은 변했고

방치한 채 살아온 어설픈 의식들이

꿈틀꿈틀 싹을 틔운다

하고 싶은 일이 생겼고

가고 싶은 길이 생겼다

두려움의 그늘을 벗어나고 싶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짙어지는 법

비껴간 세월만큼

촉수를 돋우는 밤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