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는 마음 김지희
무엇을 얻기 위해 채우려는 걸까
넉넉한 삶의 풍족 인가
담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더욱더 힘들다
비우고 싶다는 난 지금 무얼 채우기 위해 가을 길을
수도 없이 걸어가는 걸까
그저 이쁘게 물든 단풍으로
아름다움을 느끼면 될 것을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것은 그 무엇을 잡고서
놓지 않기 때문인 것을
가을바람에 맘은 왜 설렐까
그저 스치는 바람이라 생각하면 될 것을
꽃 있다고 꽃길만은 아닌 것을 그 꽃 역시 진다는 것을 그냥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면 될 것을
이듬해 피면 이쁘다는 것
다시 느끼면 될 것을
그저 부여잡지 말고 그냥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잡지 말고 비우고 살면 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