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이진섭
세월 세월아 노랫소리에~
파란 깃 세워 이랑 밭 건너
꽃을 먹고 바람을 먹고
구름을 먹고 길섶에 나섰습니다.
저 벌판 지평선엔
나무와 산과 하늘이 기다리고
끝없는 바다 수평선 너머로
모래알 해안에 머물 때까지
그토록 기나긴 꿈만 움켜잡았습니다.
떠가는 잎새를 부여잡고
흐르는 냇물에 가로막혀도
영글어가던 알사탕 입에 넣고
지그시 깨물어 계절을 따먹었습니다.
따사로움이 지치던 그날
핑크빛 익어간 보랏빛엔
덩그러니 텅 빈 가지 오른 사랑
이제야 세상은 나에게로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