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에 젖어들다 박동환
들판에 봄꽃이 지천으로
알록달록 수를 놓고
거친 대지에 모유를 먹이듯
메마른 흙먼지를 덮으며
봄비가 자박자박 걸어온다
꽃봉오리 촉촉이 적시며
아직 영글지 않은 꽃잎에
입 맞추듯 인사하고
지그시 감은 눈으로
도톰한 잔디에도 똑똑
하늘의 봄 편지를 전한다
지난 기억을 놓지 못하는
미련 가득한 마음의 뜰에도
서툰 사랑의 봄꽃은 피고
조용히 길게 내리는 실비가
굳은 땅을 깊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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