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여행 이진섭
더욱더 내디딤에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
식어가는 가슴을 꼭 부여잡고
난생처음 푸른 하늘 머금으며
새 세상 밖으로 갓 태어났습니다.
소리 없이 내려앉은 봄볕 위에
하얀 배냇저고리 추슬러 입고서
아이야~ 여기저기 울음소리 울리며
팔부 능선 자락 휘젓고 뛰어노니는 네게,
눈물겹게 마셔보라 했습니다.
꿈틀꿈틀 아기손 숨죽이며 맛깔스럽게
한 모금 넘겨 구부린 이파리 끝을
하나씩 하나씩 고추 세워 봅니다.
연분홍 노루귀만 풀숲 가득 메웁니다.
비린내 나는 세상을 새로이 물들이며
실개천 내비친 조각 물은 졸졸 흐르고
바다로 바다로 나의 얼굴을 띄어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