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마중 주선옥
깊숙이 허리를 숙이고
숨소리마저 죽이며
낮게 낮게 엎드려 있다가
그대 온다는 소식에
옷매무새 고치지도 못하고
하얀 발가락 펴고 달려간다
저 떡갈나무 오솔길
바스락거리던 마른 잎 아래
이제 눈 뜨는 너의 향기
어느 강으로부터 흘러
촉촉이 이슬 머금은
그리움의 휘파람 소리
수많은 계절의 밤을 새우며
너의 해맑은 얼굴 그렸을까
숨차게 견뎌온 너는 참으로 환희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