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여관 이용철
한 여인이 시골집을 여관으로 꾸며
마당에 자작나무 한 그루 심었습니다
어린나무 자라 산새 들어와 집 짓고
나비 같은 껍질에 눈발 해끗해끗 날렸습니다
비바람에 가지들 몸서리치던 봄날
한 청년이 나무 곁에 하루를 묵었습니다
자작나무를 쏙 빼닮은 청년
여인은 정성으로 둥근 밥상을 차렸습니다
아침 햇살에 청년은 길 떠날 채비
여인은 뒷모습만 바라보았습니다
여관 지붕에 푸른 이끼 돋아나고
부엌문 입 다물고 자작나무 잎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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