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별꽃 장구채 이진섭

바람의 별꽃 장구채 이진섭
바람의 별꽃 장구채 이진섭


바람의 별꽃 장구채 이진섭

뒤돌아설 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리는

난 이런 바람의 노예가 되고 싶었습니다.

고갤 돌려 바라만 보던

장구 꽃의 주름진 치맛자락이

여민 가슴 쓸어내려 가져가버린 날

비 그친 이른 아침에야

날개 없는 눈빛만 타들어가듯

그렇게 바람은 또다시 불어올 테죠!

야릇한 눈웃음치며 눈동자로 달려드는

난 그런 별빛의 연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눈을 감아도 기억해 줄

아련함의 빈 자국이 남겨져도

구름 스친 소낙비에 우는 밤 깊으면

어둠에 잠이 든 달빛이

하나씩 하나씩 지워버리기 전에

홀로 바라볼 별꽃이 웃어 보여줄 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