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고 먼 겨울 속으로 임선규
긴 긴 여름
폭염속 땡볕 무더위
다
이겨 내려다
탈진해버린 초록 잎
서늘한 갈 바람 찾아와
흔들어 감싸고
빛 고운 석양 노을도
꺼져가던 심장까지
뜨겁게 물들여 놓고
달빛 고운 밤에
별빛 타고 내리던
이슬방울도 제다 받아 머금고
한 낮 가을 볕에
살랑대던 손짓으로
그 고운 옷
다 물들여 입고도
저 먼 곳
들려오는
겨울 동장군 소식에
그 곱던 옷
한 잎 한 잎
다 벗어 놓고
찬바람 불어오는
겨울 속
그
멀고 먼
서러운 길을
또다시
기다림만 가득 안고
떠나가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