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감추려고 흔들린다 안귀숙
어두움이
내 곁에 있다
아무 말 하지 않고서
바라만 보고 있다
머리카락이
한없이 날리면
내 마음이 흔들린다
나뭇잎
하나가 뒹군다
아무 말 없이 그냥
바라만 보고 있다
낙엽이라고
한없이 날리면
내 마음이 또 흔들린다
아무 말하지 않으니
시계 초침 소리만 들린다
누군가 한없이 그리워하면
내 마음이 흔들린다
지금에 나였어도
그저 아무 말없이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이다
심취한 엽 내음
연기처럼 머리칼이 날리면
내 마음 감추려고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