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에게 주선옥
들숨으로 너의 향기를 보고
날숨으로 너의 자태를 본다
눈을 감고 오롯이 너의
멋스러운 흔들림에
덩달아 갈지자걸음으로 흥겹구나
오고 가는 이 많은 들길이나
제각각이 생각에 잠겨
너를 알지도 못하고 지나가는데
어쩌자고 내게는 말을 걸어
따듯한 약속 하나 잠시 미뤄두고
백치 마음에 향기를 물들이니
이름을 알 수 없는 너에게
언어로서 생명을 줄 터이니
향기로서 누구에게든 희망을 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