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걷는 신작로 길 안광수

둘이서 걷는 신작로 길 안광수
둘이서 걷는 신작로 길 안광수


둘이서 걷는 신작로 길 안광수

미루나무 가로수길

덜컹거리며 뿌연 먼지

온몸에 뒤집어쓰고

십리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며

지나가는 차들은 자랑하듯

안갯속에 들어가는 초라한

모습을 감출 수 없구나

징그러운 뱀은 지쳐가는

다리를 붙잡으려고 뒤따라오며

검정 고무신은 미끄덩 소리 내며

나의 곁으로 떠날 준비하고

억지로 매달려 사정하듯

흙물이 가슴을 적신다

솔솔 불어오는 나뭇 사이로

손을 잡고 걷는 그 거리를

지금은 알아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