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떠난 자리 박명숙
엄마 울 엄마
허물처럼 우리 곁에
환영만 남기시고
꽃처럼 곱게 치장하시고
한 줌 흙으로
홀연히 먼 길 떠나셨습니다
가을 하늘이 참 예쁜 날
몽글몽글 구름 꽃 따라
서러운 이별을 하고
멀리멀리 떠나셨습니다
엄마 얼굴 대신
오늘은 둥근달을 보았습니다
내년에도
둥근달이 떠오르면
슬프도록 아름다운 날
차가운 달님 따뜻한 가슴으로
마중하겠습니다
사랑의 허물을 남겨 주시고
큰 사랑을 알게 하셨으니
감사합니다
오랜 세월
외롭고 고단한 삶
사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 세상 떠나는 길
배웅하지 못한 불효를
용서해 주시고
영원히 거할 그곳에서
부디 편안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