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문영길

달맞이꽃 문영길
달맞이꽃 문영길


달맞이꽃 문영길

설핏 꿈에 들었던 초저녁

개구리 울음소리 가득한 저수지를

소금쟁이처럼 건너던 달빛

노랗게 무너져 내리는 둑방에서

새치름 눈을 뜬다

외로움의 언저리에서 까무룩

제 몸 사르는 순간

사무치게 터지는 꽃망울

부질없는 것들은 모두 어둠이 되고

내건 꽃등에 심지 돋으면

어슴푸레한 그리움

자오록한 새벽 물안개에

밀회의 한순간이 함초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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