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길 주선옥
저 앞에 뽀얀 길
모퉁이를 돌아가면
너의 푸른 마음을 만날까?
날마다 붉어지는
저 몸치의 떨림을 보며
구축되었던 심장이 다시 뛴다.
한걸음씩 뒷걸음치는
그대의 낯선 청춘이 흔들리고
선명하게 각인되며
어느 맘 때이던가
머뭇거리며 동동 구르던
그 생애의 한순간이
저렇게 황홀한 절정으로
하얗게 질려 파들거리는
극한 오르가슴의 순간
우리는 무엇을 향해
우리는 또 어디를 향해
이토록 숨 멎게 기다리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