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아이비 이진섭

다시 만난 아이비 이진섭
다시 만난 아이비 이진섭


다시 만난 아이비 이진섭

켜켜이 쌓인 가슴 앓이가

시린 눈 비비고 두드려도

차마, 모른 척 외면할 수 있다면

얼어붙은 손아귀 호호 불어

긴긴 겨울 지나 새 아침을 기다리겠습니다.

뒹구는 눈꽃을 긁어 헤집고

푹 젖어버린 낙엽 뒤집으며

난 그렇게 해후의 하루를 세어보듯

샘솟아 푸르러지는 길섶에

시작하는 인연으로 마주하고 싶었습니다.

참으로 오랜 꿈속을 걸으며

깨어나지 못한 나뭇가지 틈 뱅그르르

불그스레 옷가지 단장하고 마실 나가던

지 못난 얼굴 깨끗이 세안한 채

다시 태어난 세 손가락 미소가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