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의 운치 나영민
구구절절
가을이라 아우성
서늘한 바람이 몰고 온
찬 기운에 온몸 웅크리지만
새벽이슬
잎새마다 흥건하고
텃밭에는 여름을 말끔히
쓸어 아궁이에 불을 지펴 보는데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비명들
콩 줄기의 마지막 가는 길
매운 연기를 피우며 하늘 구름 길
자지러지게
울고 울었던 나무둥치
매미들의 소리는 귓전에서
흩어져 사라지는 비운의 환청들
풀도 마르고
풀벌레 애절함도 이젠
먼먼 하늘나라 별 이야기된
초롱초롱 빛나는 늦가을의 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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