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줄 알았지 유영서
우쭐대며 살아온 꼴이라니
세상에서
네가 제일인 줄 알았더냐
꽃 피고 꽃 진다
이쯤 돼서 깨닫는 걸 보니
나잇살 괜히 먹은 건
아니었는가 보다
한철 기 살았던
푸르른 나뭇잎을 보라
가을 되니 불렸던 몸
벌레 먹고 곱게 물들더니
사정없이 제 몸 내던지더라
공손한 가을에 배운다
비우고 지우고
겸손한 자세로 낮아지는 것을
올려다본 하늘도
쓱 하고 구름 지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