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이꽃 김순옥
꽃의 반열에 들기 위해
연연해 하지는 않았어
내 곁에 머무는
미풍처럼 햇살처럼 있는듯 없는듯
그대 맞이하기 위해
살포시 흙냄새 향기롭도록
지새웠던 날들이 행복이었어
하얀뿌리에
남 몰래 차곡차곡 채워 갔던
그리움이 행복이었어
기다림이 행복이었어
어느 봄날
설레이는 그대의 발자국 소리가
내 앞에 그대의 겸손이
내 작은 우주와 눈 맞추어 줄 때
내 숨은 속까지 지긋이 투사하는
눈물겹도록 고마운 그대와의 해후
그것이 내 소박한
꽃의 반열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