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김승여
임 얼굴 붉어지던 날
구름도 쫓겨가는 10월 하늘
임의 문패는 자연의 섭리로
내장산 초입에 내 걸렸다.
어슷거리는
굴참나무 사이로 긴 여름을 건너온 결 고운 사랑에도
돌아올 기약 없는 이별 길로
들어선 나의 임.
머리 위로 걸어가던
하얀 낮달 이 툭 , 던져준
긴 그리움~
애써 삼킨 기억 뒤로
고운 햇살 은
내장산 굽은 등을 훑고 지나간다.
붉은 몸 활 활 타오르는
능선 아래 ,
풀어헤친 임의 가슴골에
살아 숨 쉬는 오감은
만인의 눈총이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