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유월은 최성춘
내 고향 유월은
풋 매실이 주렁주렁 열려
초록빛 탐스러운 시간들로
가득 채워진다
이른 봄날 하얀 매화가
지천에 만발하면
겨우내 생기 잃은 심정에
따뜻한 맥박이 뛴다
내 고향 유월은
까뭇까뭇한 오디가 익어
보랏빛 와인을 빚고
오랜 숙성의 시간 여행을
떠나는 계절이다
고목이 된 뽕나무는
누에를 쳐 새끼를 길러낸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그 자리에 유유히 서 있다
내 고향 유월은
청보리밭 사잇길에
추억을 묻어두고 떠난
그 시절 청춘들의 사랑이
아름다운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