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뒷모습 이진섭

남기고 싶은 뒷모습 이진섭
남기고 싶은 뒷모습 이진섭


남기고 싶은 뒷모습 이진섭

찬서리 내린 새벽녘

홀로서기로 지세운

노란 가로등 샛빛 아래

주머니 뒤적뒤적 찾은

삼백 원 커피 한 잔에 몸 녹이며

강추위에 꿈틀거린 굳은 주름살

꽃잎 열려 피고 지고

오늘 밤 어스레한 땅거미 속에서

다시 만날 어제의 일상은

내가 아닌 샛빛이 절실한

누군가의 포근했던 사랑으로

잠시 머물러 쉼 해주길

해가 진 계절

곁에 얼어붙은 건

몸이 아닌 나의 마음이었으니

이 순간 모두의 나눔이 되어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