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자리 박명숙

꽃자리 박명숙
꽃자리 박명숙


꽃자리 박명숙

꽃은 시들지 않았다

잠시 비워두는 아름다웠던 자리

바람이 비울지라도

그 자리 그 흔적엔

또 다른 생이 영글고 있다

우리의 생이

풋풋할 때가 있는 것처럼

꽃피는 시절이 있고

익어가는 계절이 있듯이

연을 이어가는 꽃다운 세월

그곳이 꽃자리인 것을

세상에 뿌리내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익어갈 때쯤에야

아름다운 세월을 볼 것이다

돌아보는

내 꽃자리가 아름다웠다고

기록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