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실 김경림

기억상실 김경림
기억상실 김경림


기억상실 김경림

8년 동안 개인회생을 위해 성실하게 돈을 갚았다

하나님은 왜 머릿속 기억을 지우신 걸까

많은 돈의 빚이 왜 생겼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밥통 5만 원짜리 5개월 할부를 한 것이 마지막이다

다른 손이 썼으면 모를까

그런데 왜 기억이 안 나는 거지

그만은 돈을 팔 년 동안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빚을 갚았다

살면서 지은 빚이 많은가

돈으로 대신할 수

없는 무엇이 있기에 고통을 받고 산 건지

남의 돈 무섭게 여기고 살았는데

갇힌 통장을 열어보면 기억이 떠오를지 모르지만 배신감이 들 거 같다

빌려 가서 안 갚고 그냥 넘어갔으면

난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냥 잊어버린 채로 살자

살면서 이유 없는 고통은 없고 슬며시 나 모르오 하는 것도 오죽하면 그럴까

제발 부탁이니

어리석은 나의 뒤통수를 치지 말라

함께 살며 믿고 싶은데 마음 멀어지면 삶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