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임수현

그저 임수현
그저 임수현


그저 임수현

노루귀만큼 길어진 해가

모과나무 그림자

길게 눕히고

눈이 부시게 펼쳤던

봄 햇살은

흐르는 시간에 떠나보냅니다.

단풍나무 아래 통나무 의자에

잠시 머물다가는 바람 처럼

그대가 날 기억한다 해도

그대 사라지면 모두 사라질 것이고

내 기억 속에

그대 깊이 새겨 넣는다고 해도

나 사라지는 날엔

그대도 없을 것입니다

나는 오늘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