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것은 어디에나 있지 않다 김경림
십일월 은행잎이
노란 손수건을 흔들며 해거름에 깨어 있다
침묵하며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 지나가는 아이의 머리에 내려앉고
추위를 타는 아이는
추워져요 하며 몸을 웅크리는 오후 다섯 시 무렵
옷깃을 여미며 문단속을 하네
그리움이 밀려오면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정지한 채로 서서 혹은 앉아서 그 유혹에 스며들어야 하니
낯선 이의 손길이 기다려지고 단풍나무 사이로 저녁노을을 안아본다
지나 시간에 그리움이 흘러갔어도 커피 향을 따라올 것만 같은 가을이네
비가 내린 뒤 기온이 떨어지면 좋겠어
추워서 종종걸음으로 그대를 안고 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