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나도 흔들리고 싶소 김숙희
바람결에 실려오는 그대 향기 찾아
길을 가는 내내 그대 생각을 합니다
아픈 건 아닌지 잘 있는지
잠깐의 길이 참도 멀게 느껴집니다
들판을 지나다 보니
맥문동꽃들이 바람에 뉘었는데
난데없는 힌나비 한 마리
너울 너울 꽃파도에 날개를 태웁니다
꽃에서 꿀을 따기보다는 흔들리는 꽃에서
나비도 흥이 났나 봅니다
늘 조용히 미소만 짓는 그대
늘상 좋기만 할거라 치부했는데
웬지 그대도 아픈 곳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하늘도 때론 멍들고
바다도 때론 멍드는데
가녀린 그대
당신도 분명 아프겠지요
그대 아프면
아프다고 말 좀 해보세요
나도 그대에게서 흔들리고 싶은 남자요